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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성벽 도시에서 걷기,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by rodemtree2 2025.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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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Dubrovnik)는 ‘아드리아해의 진주’로 불리는 도시로, 중세의 향기가 가득한 성벽과 고풍스러운 골목길, 그리고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여행지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시가지(Old Town)는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한 기분을 선사하며,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역사 박물관처럼 느껴집니다.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성벽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성벽

 

도시를 한눈에 담는 시간 여행 

 

두브로브니크를 대표하는 가장 특별한 경험은 단연 성벽 위를 걷는 것입니다. 이 성벽은 8세기부터 16세기까지 오랜 시간에 걸쳐 축조되었으며, 외세로부터 도시를 지켜온 방어 구조물이자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잘 보존된 중세 성벽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성벽은 약 2km에 걸쳐 구시가지 전체를 둘러싸고 있으며, 높이는 25m에 달하는 구간도 있어, 걷는 내내 숨막히는 전경을 선사합니다.

성벽 위를 걷는 동안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의 붉은 지붕들과 고풍스러운 돌담, 세월이 느껴지는 교회 첨탑들이 조화를 이루는 풍경이 발 아래 펼쳐지죠. 한쪽으론 끝없이 펼쳐지는 아드리아해가, 다른 쪽으론 구불구불한 골목길 사이를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과 일상이 보입니다. 이곳에서는 도시를 보는 시선이 자연스럽게 ‘위에서 아래로’ 바뀌면서, 여행자가 마치 성벽 위의 파수꾼이 된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성벽은 주요 입구인 필레 게이트(Pile Gate)에서 출발해 약 1~2시간 정도 소요되며, 경사와 계단이 있어 약간의 체력이 필요하지만, 충분히 그 이상의 감동으로 보답받을 수 있는 코스입니다. 특히 일몰 무렵, 성벽을 따라 황금빛 햇살이 붉은 지붕 위를 비추는 장면은 사진으로도 담기 어려운 아름다움을 선사하죠. 두브로브니크에서 이 성벽 위 걷기를 놓친다면, 진짜 이 도시를 본 게 아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중세로 이어지는 골목 속 이야기 

 

두브로브니크의 구시가지는 마치 시간의 틈 사이를 걷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곳입니다.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지역으로,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의 건물들이 즐비한 아름다운 도시 중심부입니다. 가장 중심이 되는 스트라둔(Stradun) 거리부터 탐방을 시작하면, 반듯하게 정돈된 돌길 위로 반짝이는 석회암 바닥이 인상적입니다. 이 메인 스트리트는 과거 두브로브니크의 무역과 정치, 일상이 교차하던 도시의 심장이자, 오늘날에도 현지인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스트라둔을 따라 걷다 보면 좌우로 이어지는 골목들 속에 다양한 명소들이 숨어 있습니다. 프란체스코 수도원은 중세 의약박물관으로 유명하며,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약국이 여전히 운영 중이기도 합니다. 렉터 궁전(Rector’s Palace)은 과거 두브로브니크 공화국의 총독이 머물던 곳으로, 내부는 박물관으로 개조되어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또한 성 블라이세 성당은 두브로브니크의 수호성인인 블라이세 성인을 기리는 바로크 양식의 성당으로, 도시의 종교적 중심지이자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공간입니다.

좁은 골목길 사이에는 로컬 수공예품 상점과 전통 음식점, 아기자기한 기념품 가게들이 숨어 있어, 발길 닿는 곳마다 새로운 발견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만나는 소소한 풍경들, 돌담 위를 걷는 고양이들, 골목 어귀의 빨래줄, 작은 분수와 거리 음악가들까지 — 모든 요소가 두브로브니크의 감성을 완성시켜 주죠. 낮에는 활기차고, 저녁에는 조명이 더해져 한층 낭만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시간을 넉넉히 잡고 천천히 걷는 것이 이 구시가지 탐방의 포인트입니다.

 

성벽 밖의 또 다른 시선 로브리예나츠 요새

 

로브리예나츠 요새(Fort Lovrijenac)는 두브로브니크의 서쪽 해안 절벽 위에 우뚝 솟아 있는 인상적인 석조 요새입니다. 성벽 외곽에 위치한 이곳은 도시를 외세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핵심 방어기지로 사용되었으며, “자유는 금으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슬로건이 입구 위에 새겨져 있어 두브로브니크의 자부심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이기도 합니다.

로브리예나츠 요새의 진정한 매력은 전망에 있습니다. 요새 꼭대기에 오르면, 성벽과 구시가지 전체를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파노라마 뷰가 펼쳐집니다. 아드리아해의 깊고 푸른 수평선과 맞닿은 붉은 지붕의 도시 풍경은 두브로브니크 특유의 아름다움을 완성시키는 장면입니다. 이 요새는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서 ‘킹스랜딩의 붉은 성’으로 등장하며 세계적으로 더욱 유명해졌으며, 팬이라면 단순한 관광지 이상의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요새 내부는 비교적 소박하지만, 외부로 돌출된 테라스 공간에서는 현지 연극이나 공연이 열리기도 합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두브로브니크 서머 페스티벌의 무대로도 활용되어, 역사와 예술이 만나는 특별한 장소로 변모하죠. 성벽 위에서 본 도시가 수평적인 시선이라면, 로브리예나츠 요새는 성벽과 도시를 ‘외부에서’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제공합니다. 두 장소를 모두 경험해본다면 두브로브니크의 방어 전략뿐만 아니라 도시 설계의 철학까지 엿볼 수 있습니다.

 

로칼 비치와 섬 탐험

 

두브로브니크는 중세 도시의 유산을 간직한 동시에, 환상적인 해변과 자연을 품은 이중적인 매력을 가진 도시입니다. 구시가지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한 반예 비치(Banje Beach)는 그런 매력을 대표하는 장소로, 붉은 성벽과 푸른 아드리아해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절경 포인트입니다. 낮에는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로 활기차며, 저녁에는 칵테일 바와 레스토랑에서 로맨틱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요. 성벽을 배경으로 즐기는 일광욕은 다른 어떤 해변에서도 느낄 수 없는 두브로브니크만의 특권입니다.

또한 꼭 가봐야 할 곳 중 하나는 로크룸(Lokrum) 섬입니다.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 항구에서 보트를 타고 약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이 섬은, 자연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훼손되지 않은 숲과 바위 해변이 인상적인 곳이에요. 섬 전체에는 자동차나 상업시설이 없어 조용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며, 공작새와 토끼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모습이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섬 안에는 벤디딕트 수도원 유적, 식물원, 천연 바위 수영장인 ‘데드 시(Dead Sea)’ 등이 있어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도 지루하지 않아요. 특히, 로크룸 섬 역시 <왕좌의 게임> 촬영지로 유명하여, 관련 전시관도 운영되고 있어 팬이라면 꼭 들러볼 만합니다. 시내의 활기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느긋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여행자에게 두브로브니크의 섬 탐험은 이상적인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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